· about Photograph,photographer

살가도의 책이나 전시회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항해 하다 보니 한가지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그것은 그를 소개하는 구절이 거의 다 똑같았다는 점이다.

활동하고 있는 사진저널리스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훌륭한 사진가라는 평이었다. 이구동성으로 그를 칭송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바스티앙 살가도를 언급할 때 가장 먼저 예로 드는 사진은 브라질의 한 금광광산에서 찍은 일련의 작품들이다.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면서 마치 지옥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만들어질 당시를 현대에 재현한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5만 여명의 광부들이 온통 진흙을 뒤집어 쓴 채 무거운 흙더미를 어깨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가며 한곳에서 작업하고 있는 광경을 어떻게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혹시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촬영을 위한 엑스트라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그의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1944년 브라질의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태어난 살가도는 사웅 파울로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전공한 뒤 우익군사정권에 반대하다 프랑스로 망명을 갔다. 그곳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뒤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커피협회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에서 일을 했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아프리카의 커피 재배를 돕기 위해 방문했다가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인들 모습을 보았다. 건축을 전공한 아내가 아파트를 찍기 위해 산 사진기를 빌려 가지고 간 살가도는 경제학자로 보고서를 써서 그들의 참상을 알리는 것 보다는 사진을 이용 세상과 의사 소통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973년부터 직업을 아예 사진가로 전환하고 파리에 본부를 둔 시그마 대행사에서 일을 했다. 1979년 매그넘 사진 대행사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진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의 최초 사진 집은 라틴 아메리카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또 다른 아메리카Other Americas로 1977년부터 83년까지 작업한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세계최고의 부를 누리는 북아메리카에 있는 미국과 가난에 찌든 농민들이 대부분 살고 있는 남아메리카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유진 스미드 기금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이것은 그가 받은 수많은 상의 시작에 불과 했다. 프랑스, 미국, 영국, 스페인 등 각국으로부터 50여 개의 상을 받았던 것이다.
1984년부터 1985년 아프리카의 사헬Sahel 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 책으로 낸곤경에 처한 인류사진 집은 더욱더 저널리스트로서 그의 지위를 확고히 해주었다. 그곳에서 살가도는 국경 없는 의사회회원들과 더불어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나 내전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인을 취재하면서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엔이나 세계의 유수의 자선단체에서 아프리카인들을 돕기 위해 원조금이 나오지만 온전히 그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기타 다른 잘 사는 나라로 다시 흘러 가는 것이 현실이었다. 예를 들어 국제기구에서 나온 기금 2천만 달러 중 1천2백만 달러는 미국의 농부에게 곡물 값으로 가고, 4백만 달러는 미국공군에게 운송비조로 가게 되어 결국 미국 경제만 도움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굶주린 사람들에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니고 땅에 떨어진 곡물을 주워 먹게 하여 일시적인 배고픔만 면하게 해주고, 그 생활에 익숙한 아프리카인의 자존심을 잃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살가도의 사진에 드러나는 피사체의 존엄성은 그의 작업 태도에 기인한다. 다른 매체들이 아프리카의 사헬의 기아를 취재하기 위해 짧게는 두시간에서 길게는 2틀 정도 머물렀던 것에 비해 그는 몇 주씩 그곳에 살면서 현지 사람들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단 한 순간의 보도나 잡지 몇쪽을 장식하는 기사거리 용도로 생각하고 작업에 임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의 힘든 삶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좋은 사진이 나왔던 것이다.
가령 자동차를 갖고 다니면 일이 훨씬 수월하지만 그는 현지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 언제나 버스를 타고 다녔고 사진을 다 찍은 다음에도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 열 여섯 시간씩 인화에 전념했다.
살가도의 작업방식 중 특이한 점은 장기간에 걸쳐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www.mcasd.org/exhibit/salgado 이곳에는1993년 발간된 책,노동자들: 산업시대의 고고학 Workers :An Archaeology of the Industrial Age에 발표된 살가도의 서문과 사진 몇 장이 나와 있다. 살가도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6년 동안 26개국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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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발간된 뒤 켄 라시터 Ken Lassiterr 과 한 인터뷰 내용 중 몇 가지를 뽑아 보았다.
질문 : 노동자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살가도 : 6년에 걸쳐 노동자 계층을 카메라에 담는 일을 방금 끝냈습니다. 기계, 컴퓨터, 로버트 등 모든 현대적인 것들이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0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끝이 났습니다. 제가 보고 사진 찍은 현장들 대부분이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전형적인 육체 노동자들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저의 일이였습니다.
질문 : 선생님은 때때로 앙리 까르티에-브레송과 비교 되곤 합니다. 그분한테서 영감을 얻기도 하나요?
살가도 : 앙리 까르티에-브레송과 비교된다니 굉장한 영광입니다. 왜냐면 저는 그분을 아주 훌륭한 사진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 좋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사진을 찍어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결정적인 순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 항상 여러 장의 사진을 만듭니다. 만약 사람들이 내가 한 주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는 것이 불가능 할 것입니다. 저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작업하지는 않습니다. 만일 제가 고객을 위해 오직 한 장의 사진만 선택해야 한다면 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질문 : 선생님은 소규모 장비를 가지고 일하면서 조수는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살가도 : 저는 조수와 일하지 않습니다. 기자들과 일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일합니다. 사람들은 신비한 존재죠. 여러분이 혼자 가면 그들은 여러분을 받아주고, 보호해 주고, 필요한 모든 것을 주며,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르쳐 주지요. 그러나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함께 가 그들 앞에 단체로 나타나면 그들에게 중요한 것도 새로운 사람들과는 의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거기까지 가서도 사람들은 본인들이 본 것만 가지고 이야기 하게 될뿐 입니다. 하지만 혼자가면 그들 내부 깊숙이 들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게 되어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저는 15개월씩 아프리카에서 기아를 취재한적이 있었습니다. 음식도 없고 집도 없는 아주 상황이 안 좋을 때 그곳에 갔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를 환영하며 보호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제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카메라 세대와 렌즈 세 개로 모든 작업을 합니다. 라이카를 쓰고 있고 렌즈들은 아주 훌륭합니다. 저는 제 카메라를 믿습니다. 주로 단 렌즈를 사용합니다. 28mm , 35mm, 60mm macro 렌즈입니다. 오직 35mm 필름 형태만 씁니다. 한 두 달치 필름을 작은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닙니다. 저는 완벽하게 독립적일 뿐만 아니라 자유롭습니다.
새 코닥 필름 T-Max P3200은 언제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플래쉬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제가 인도에 있는 탄광에서 일할 때 저는 필름을 감도12,000까지 증감촬영 했습니다. 정말 훌륭하더군요. 실외에서는 Tri-X필름을 감도 200이나 800에 놓고 사용합니다.
그렇게 하면 일하기도 아주 쉽고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이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Looking Back at You비디오에 좀더 자세히 나와 있다.
런던에서 공부할 때 사진가 들의 생애와 작품활동을 담은 40여 편의 비디오를 봤다. 학기가 다 끝나고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 하면서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이 누구였냐는 질문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가장 많이 나온 대답 중의 하나가 살가도의 비디오 Looking Back at You였다. 여기에는 우리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브라질의 한 금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 제철소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거대한 배를 생산해내는 노동자들 이외에도 사라져가는 다양한 육체 노동현장 나온다.
또한 이 다큐멘터리의 마지막에 코코아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힘들게 온종일 일을 하지만 단 한조각의 초콜렛 맛볼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노동을 하는가. 노동자들은 자기들이 생산한 물건을 소비 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깨끗한 상점에는 예쁘게 진열된 케이크와 사탕들이 그득하지만 살가도가 전사(warriors )라고 불렀던 사탕수수밭의 노동자들은 허름한 옷을 입고 낡은 집에서 생활하며 전혀 그 맛을 볼 수가 없다. 이제 그나마 기계에 밀려 그들은 농촌에서 도시 빈민 이주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살가도는 자기 자신역시 어려서부터 이주민 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세상은 이제 문화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 좀더 나은 생활을 위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의 용기와 존엄성을 사진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의 한 시골 농장에 태어나 다섯 살 때 만 여명이 사는 소 읍으로 이사를 갔고, 15살 때는 십이만 명정도 사는 중소도시에서 살다가, 대도시인 사웅 파울로로, 프랑스 파리로 끊임없이 옮겨 살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주민이라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가는 이민자들을 포함해 보스니아 난민, 아프리카에서 내전이나 굶주림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과, 빈민의 시골 농부가 도시로 모여드는 것까지 모든 형태의 인류의 이동이 포함된다.
살가도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이 예술적인 대상으로 보이지 않길 원하며 그저 사진 저널리즘의 한 대상일 뿐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사진을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흑백사진의 특징인 극명한 명암의 대비나, 부드러운 회색 톤이 잘 살아 있어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눈빛 출판사에서 나온 사진가의 사진론에 유진 스미드는 사실의 기록자이고 해설가인 양심 있는 언론인의 태도와 사실에 서정성을 부가하는 창의적인 예술가의 태도 사이에서 끊임없이 괴로워 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살가도의 사진이 단순히 양심 있는 언론인의 시각에서만 다뤄진 것이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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